KOR

PR Center

Press Releases

Marketon News

신기한데 유용한 호버링 홀로그램 [변인호의 스타트업 픽]

Author
MARKETON
Date
2024-10-14 02:50
Views
131
전자기기를 이용해 무언가를 보려면 모니터 같은 출력장치가 필요하다. 스마트폰도 액정 화면을 통해 무언가를 볼 수 있다. 홀로그램은 화면 대신 허공에 사물을 비춘다. 이런 홀로그램은 주로 마블 ‘아이언맨’ 같은 근미래 기술을 다룬 영화에 자주 나온다. 허공에 손짓을 하면 홀로그램이 이동하고 반응한다. 실제 홀로그램은 빛 반사·굴절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온전히 허공에 구현하긴 어렵다.

마케톤은 밝은 곳에서도 허공에 홀로그램을 출력하는 디바이스를 연구·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별도 디스플레이 장치(HMD)가 필요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과 달리 허공에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 화면을 띄운다.

마케톤은 이를 ‘호버링 홀로그램’이라고 부른다. 스마트폰을 손짓(터치)으로 조작하듯 호버링 홀로그램도 허공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다. IT조선은 양창준 마케톤 대표를 만나 호버링 홀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계기와 비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양창준 대표는 2019년 10월 마케톤을 설립했다. 양 대표는 초기 마케톤의 사업 방향이 지금처럼 호버링 홀로그램 디바이스를 만드는 게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초기 마케톤은 양 대표가 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20년쯤 일한 만큼 관련 서비스나 컨설팅 같은 쪽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마케톤의 사업 방향이 달라진 계기는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이었다.

양창준 대표는 “2020년 초 가산디지털단지 쪽에서 엘리베이터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설이 나왔는데 다들 마스크도 쓰니까 엘리베이터에서 접촉하는 버튼이 감염 매개라고 생각해 IT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공중에 떠있는 가상의 버튼을 누르면 실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른 것 같은 비접촉 장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비접촉 엘리베이터 버튼 장치가 현재 마케톤이 개발하는 호버링 홀로그램으로 발전한 셈이다. 호버링 홀로그램은 별도의 디스플레이 장치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호버링 홀로그램은 거울에 반사된 빛을 특수 유리를 통해 공중에 띄운다. 여기에 손의 위치를 인식하는 센서로 터치 조작 방식을 더한다. 옆에서 보면 허공에 손짓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면에서 보면 실제 화면을 터치하며 조작하게 된다.

이는 AR·VR 대중화 장벽으로 꼽히는 디바이스 보급률 문제도 해소한다. 예를 들어 VR은 애플, 메타(오큘러스), HTC VIVE 등 VR 디바이스 개발사와 VR 콘텐츠 제작사가 생태계를 넓히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머리에 쓰는 VR 디바이스가 무겁거나 충전선과 연결해야 해서 가상공간을 온전히 즐기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VR 디바이스의 가격도 고사양 PC 한 대 이상으로 형성돼 있다. 비싸고 불편한 것이다. 반면 호버링 홀로그램은 허공에 떠 있는 화면을 손짓으로 조작할 수 있다. 별도의 VR 기기를 착용하지 않은 맨눈으로도 수술 시뮬레이션 같은 조작이 가능하다.

양창준 대표는 마케톤의 호버링 홀로그램이 디지털 홀로그램에 가장 근접한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홀로그램은 아날로그 홀로그램과 디지털 홀로그램으로 구분된다. 아날로그 홀로그램은 보통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기술을 지칭한다. 주로 렌티큘러 같은 장난감이나 기념품에 사용된다.

반면 디지털 홀로그램은 아이언맨이나 스타워즈 같은 SF 창작물에 나오는 기술이다. 현실적으로는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연구 단계의 기술이다. 현재 홀로그램은 상자 같은 밀폐 공간 안에 빛을 쏴 구현하는 피라미드 홀로그램과 프로펠러를 이용해 빛을 쪼개서 구현하는 프로펠러 홀로그램, 어두운 공간에 빛을 쏴서 구현하는 극장식 홀로그램 정도가 있다. 셋 다 상호작용이 어려운 고정형 홀로그램이다.

양 대표는 “마케톤 호버링 홀로그램은 별도의 장치를 작용하지 않은 맨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며 “마케톤의 호버링 홀로그램 기술은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과 가장 근접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마케톤의 호버링 홀로그램 디바이스는 현재 박물관이나 전시회 등이 도입하고 있다. 전시물을 안내하는 ‘도슨트’나 안내푯말 대신 관람객이 직접 호버링 홀로그램을 통해 3D 모델링된 전시물을 돌려볼 수 있어서다. 양 대표는 컴퓨터로 볼 수 있는 건 다 호버링 홀로그램으로 출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양창준 대표는 향후 호버링 홀로그램 디바이스 슬림화와 활용처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마케톤 디바이스는 거울 각도로 인해 두꺼운 편이다. 이는 뒤통수가 컸던 PC용 CRT 모니터와 브라운관 TV가 현재 LCD 모니터나 OLED TV처럼 얇아지는 과정과 같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마케톤의 디바이스도 비슷한 방식의 슬림화를 추구한다. 만약 슬림화가 구현된다면 마케톤의 디바이스를 스마트폰 액정 위에 올려놔도 스마트폰 화면을 허공에 홀로그램 형태로 띄워 조작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호버링 홀로그램 활용처 확대는 마케톤의 수익구조 발굴과도 연결된다. 호버링 홀로그램은 신기하지만 없으면 안 되는 필수기술은 아니다. 이미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장치로도 같은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현재 마케톤의 호버링 홀로그램은 주로 박물관이나 전시회 같은 이벤트성 공간에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마케톤은 이런 호버링 홀로그램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경량화·슬림화와 함께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활용처 확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양창준 대표는 “호버링 홀로그램은 옆에서 보면 사생활 보호필름을 붙인 모니터처럼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 화면을 출력하기 위한 매질 없이 맨눈으로 볼 수 있다”며 “영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손바닥 인식 이중 보안장치 같은 역할도 가능해 박물관이나 학교뿐 아니라 금융 같은 곳에서도 많이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를 접목해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질문에 대답하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도 있고 모바일 홀로그램 디바이스를 구현하면 홀로그램 화상통화나 회의 같은 것도 가능하다”며 “디바이스 두께를 꾸준히 줄여나가면서 4년 안에 스마트폰으로 홀로그램을 생성하는 모바일 홀로그램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출처 : IT조선(https://i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