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은 ‘AI’를 말하는 전시회였지만, 그 이면에서는 또 하나의 질문이 끊임없이 던져졌다. AI 시대를 대표할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는 무엇인가.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상징한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애플과 삼성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디바이스는 손안의 스크린을 통해 세상을 바꿨다. 그러나 CES 2026 현장에서 만난 혁신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AI 시대의 인터페이스는 더 이상 ‘터치하는 화면’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CES 2026 현장에서 만난 몰입형 디스플레이 전문기업 마케톤의 양창준 대표 역시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는 “샘 알트만이 말했듯,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연 디바이스와 AI 시대의 주류 디바이스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며 “AI는 손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보고, 공간에서 상호작용하는 기술”이라고 진단했다.
"그가 주목한 해답은 새로운 입력·출력 장치이자 새로운 폼팩터, 바로 홀로그램"
양 대표는 “메타는 글라스를 통해 AI 인터페이스를 풀고 있고,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컴팩트 디바이스를 고민하고 있다”며 “나는 그 경쟁의 한 축을 ‘홀로그램’이 차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순한 시각 효과가 아니라, AI와 결합된 실질적인 인터페이스로서의 홀로그램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마케톤이 CES 2026에서 선보인 신제품은 이러한 철학의 결과물이다. ‘모바일 홀로그램’으로 명명된 이 제품은 기존 대형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벗어나, 휴대성과 현장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 디바이스 크기에서 공중에 3D 입체 영상을 구현하고, 터치 없이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양 대표는 이 제품을 “홀로그램 모바일 디바이스”라고 정의했다. 고정된 공간에서 체험하는 퍼블릭 홀로그램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들고 이동하며 사용하는 개념이다. 거실과 안방, 공연장과 행사장, 심지어 이동 중인 공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형태다.
특히 이번 제품은 AI Agent와의 결합을 전제로 설계됐다. 음성 명령과 제스처를 통해 홀로그램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으며, 단순 재생을 넘어 사용자 맥락에 따라 반응하는 인터랙션 구조를 갖췄다. 이는 양 대표가 강조한 ‘AI 시대의 입력·출력 장치’라는 개념을 그대로 구현한 사례다.
마케톤의 기술은 이미 교육·전시 분야에서 검증을 거쳤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국내 초중등 교육 현장, 싱가포르 금융기관, 대형 은행 등에 설치돼 실제 운영되며 몰입도와 활용성을 입증했다. 밝은 환경에서도 구현 가능한 공중영상 기술, 반사체 없이 구현되는 구조, VR 대비 위생성과 안전성은 마케톤 기술의 강점으로 꼽힌다.
CES 2026에서 마케톤이 방향을 튼 곳은 K-팝 글로벌 팬덤 시장이다. 양 대표는 “홀로그램의 실용성을 증명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콘텐츠와 결합하는 것”이라며 “K-팝은 기술과 경험이 만나는 최적의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모바일 홀로그램은 콘서트 현장, 팬 사인회, 팝업스토어, 굿즈 매장 등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는 이를 ‘손안의 콘서트’라고 표현했다. 팬이 언제 어디서든 아티스트를 입체적으로 마주하는 경험, 그것이 목표다.
양 대표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경험”이라며 “AI와 홀로그램이 결합하면,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홀로그램은 글로벌 투어 현장에서 공연과 팬 소통의 방식을 바꾸는 필수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CES 2026에서 마케톤은 ‘AI & Entertainment’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어와의 협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팝 기획사, 글로벌 팬 플랫폼, 굿즈 유통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도 준비 중이다.
AI 시대의 주류 디바이스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CES 2026 현장에서 분명해진 것은 하나다. AI는 이제 어떤 폼팩터 위에서 작동하느냐의 경쟁으로 들어섰고, 마케톤은 그 답 중 하나로 홀로그램을 꺼내 들었다. 양창준 대표는 “AI 시대의 디바이스는 아직 공백이다. 그 자리를 누가 먼저 현실로 만들 것인가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 특별 취재단: Dongkwan Kim, Gyeongha Lee, Jaeman Lee, Joseph Choe, Kidai Kim, Min Choi, Minseok Cha, Myungjin Shin, Mokkyung Lee, Myungjin Shin , Seung Hyun Nam, Wonjae Jung
https://kr.aving.net/news/articleView.html?idxno=1807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