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기능을 제어하고, 화면 없이도 정보를 시각화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기술의 진화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를 넘어, 사용자의 시선과 손짓에 반응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요구하고 있다. 마케톤 양창준 대표는 이를 ‘홀로그램’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냈다.
“디스플레이는 더 이상 유리나 프레임 안에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허공에 뜬 정보와 손끝의 바람만으로도 충분하죠.”
마케톤 양창준 대표는 국내 홀로그램 산업의 돌파구로 ‘자동차’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 현대자동차와 함께 실증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소개하며, “기어 노브와 버튼을 모두 없애고, 공중에 뜬 홀로그램과 초음파 햅틱으로만 차량을 조작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운전자는 손끝으로 바람처럼 피드백을 느끼며 변속, 공조, 내비게이션 등을 제어할 수 있고, 시선은 도로 전방에 고정된 채 기능 조작이 가능하다. 양 대표는 “이 방식이야말로 진짜 미래차 인터페이스”라고 강조했다.
기존 자동차 내부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물리적인 버튼이나 평면 모니터 터치에 의존하고 있다. 양 대표는 “콘텐츠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데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2D에 갇혀 있다”며 “VR이나 AR도 헤드셋이나 고글을 써야 하는 불편함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만난 글로벌 자동차 디스플레이 개발 담당자가 “차량 가격은 억대를 넘어서지만,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고전적이라 고민이 크다”고 토로한 사례를 들며, “차량 내부가 고도화될수록 시선과 인터페이스에 대한 혁신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톤은 지난 2년 간,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와 실증사업을 통해 기어박스 구역에 초음파 센서를 설치하고, 중앙 모니터와 연동된 3D 홀로그램 UI를 구현했다. 사용자가 손을 공중으로 뻗어 홀로그램 아이콘을 스치면 센서가 바람처럼 작동을 인식하고, 운전자는 직접 화면을 보지 않고도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양 대표는 “이 방식은 터치패드나 버튼 대비 부품 수를 약 40% 줄일 수 있고, 시선이탈도 최소화해 운전 집중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홀로그램 시장도 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JCMR에 따르면 2022년 약 203억 달러였던 글로벌 홀로그램 시장은 2031년 28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며, 이 중 자동차 분야는 연평균 16.9%의 성장률로 11억 달러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는 “단일 산업 중에서 자동차만큼 확실한 성장성이 있는 분야는 드물다”며 “화면이 커질수록 홀로그램의 수요는 더 빠르게 늘어난다”고 말했다.
글로벌 주요국들도 홀로그램 기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 대표는 “미국은 국방과 공공 부문에 XR 기술을 먼저 도입하며 연구 예산을 확대했고, 유럽은 ‘Horizon 2030’ 프로그램을 통해 원격 교육·협업 등에 적용할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6G 기반 XR 생태계를 조성 중이고, 일본은 홀로그램 화폐와 관광서비스 등 실생활 접목에 힘을 싣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실증 → 표준 → 공공 도입 순으로 기술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도 자동차나 교육 분야처럼 체감 효과가 큰 영역부터 시장을 키워야 글로벌 파트너와의 연결이 수월해진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홀로그램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약 4%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2031년에는 1조 5천억 원 이상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 대표는 “특허 보유 건수는 세계 2위지만 상용화 속도는 아직 아쉽다”며 “이미 검증된 자동차, 교육, 관광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조속히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기술 발전에 대해서도 그는 기대를 드러냈다. “6G 시대가 되면 테라급 전송 속도가 가능해지면서 차량 내부에 홀로그램을 띄울 수 있어야된다”고 말한 그는, “AI 음성비서가 손짓, 시선까지 인식해 맞춤형 HUD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량 내 미디어 환경이 전면 혁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양 대표는 “지금은 글로벌 표준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의 전쟁”이라며 “정부가 추진 중인 XR 조달제도나 6G R&D 과제를 자동차 실증 영역에도 확대 적용하면, 국내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케톤은 현대차와 함께 검증한 홀로그램-햅틱 기반 인터페이스를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 방위산업 등 다양한 영역으로 넓혀, ‘메이드 인 코리아’ 홀로그램 플랫폼을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디스플레이가 평면을 벗어나는 순간, 운전 경험도 산업의 구조도 완전히 달라집니다. 자동차야말로 한국 홀로그램 시장이 세계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케톤은 홀로그램 기술을 기반으로 교육, 금융, 관광, 공공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대표적으로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는 24인치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25대를 공급해 VR 고글 없이도 24명이 동시에 몰입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
싱가포르 금융기관에는 AI 챗봇과 연동된 무인안내형 홀로그램 키오스크를 설치해 비접촉식 정보 제공의 실용 모델을 제시했다. 또한 국내 주요 은행 창구에서도 터치 없는 공중 조작 안내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이처럼 마케톤은 단순한 전시용 기술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입체형 인터페이스’로서의 홀로그램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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